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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냥의 시간 감상

영화 《사냥의 시간》은 우리가 알던 서울을 완전히 뒤엎은 세계에서 시작돼요. 금융 붕괴로 사회 전체가 붕괴된 근미래, 어둠과 혼란이 가득한 도시에선 삶의 희망을 잃은 청춘들이 등장하죠. 준석(이제훈 분)은 친구들과 함께 '한 방'을 노리며 불법 도박장을 터는 위험한 일을 계획해요.

 

그들의 목적은 단순했어요. "이 지옥 같은 곳을 벗어나 자유를 찾자"는 소망이었죠. 하지만 계획이 틀어지면서 그들 앞에 ‘한’이라는 이름의 정체불명의 추격자가 나타나요. 이때부터 영화는 완전히 다른 톤으로 바뀌죠.

💥 장르를 넘나드는 긴장감

영화는 초반엔 범죄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중반부터는 완전한 서바이벌 스릴러로 전환돼요. ‘한’(박해수 분)이 등장한 이후부터는 숨이 턱 막힐 정도의 긴장감이 이어지죠. 그는 감정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인물인데, 그렇기 때문에 더 무서워요. 조용히, 치밀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쫓아오죠.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누가 죽일까”가 아니라 “언제 죽을까”라는 공포예요. 특히 총소리 하나에도 관객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게 만들 만큼 사운드와 촬영이 굉장히 섬세하게 설계돼 있었어요.

🎭 배우들의 열연, 특히 박해수

이제훈, 최우식, 안재홍, 박정민… 모두 실력 있는 배우들이지만, 저는 이 영화에서 박해수의 연기가 가장 인상 깊었어요. 한 마디 말 없이도 살기를 풍기는 눈빛, 그리고 기계처럼 느껴지는 움직임이 "저 사람한테는 정말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라고요.

 

그에 비해 친구들은 너무 현실적인 감정과 행동을 보여줘서 대비가 더 강해졌어요. 무모하지만 인간적인 청춘들과, 그들을 무감정하게 추적하는 괴물 같은 존재. 그 두 축이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 기술적인 완성도도 높다

촬영과 미장센, 조명은 정말 뛰어났어요. 특히 어두운 톤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을 드러내는 클로즈업이나 추격 장면의 롱테이크는 극적인 몰입감을 줬어요. 배경은 암울하고 차갑지만, 인물들은 뜨겁게 움직이죠.

 

게다가 영화 전반에 흐르는 사운드 디자인도 뛰어나요. 조용한 순간과 갑작스런 총성의 대비, 그리고 배경에서 울리는 불안한 소리들이 심리적으로 관객을 쥐락펴락하더라고요.

💭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서사 구조나 세계관 설명이 부족한 면은 있었어요. 왜 그 세계가 그렇게까지 망가졌는지, 각 인물의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많지 않아서 관객이 감정 이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어요.

또한 결말 부분에서 "과연 이게 끝인가?"라는 의문이 남을 정도로 열린 결말을 선택했는데, 이 부분이 누군가에겐 매력적이지만, 누군가에겐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죠.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는 질문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우리는 왜 도망치는 걸까?"라는 질문이 남아요. 단순히 '생존'을 위한 도망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절망과 회피가 담긴 도주였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영화는 그저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희망 없는 청춘의 절규처럼 느껴졌어요. 그들의 도망은 단지 악당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 살고 싶지 않은 자신으로부터의 탈출이었는지도 몰라요.


🎯 총평

《사냥의 시간》은 단순한 추격 스릴러 이상의 것을 담고 있어요. 암울한 미래를 배경으로, 무모하지만 절실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에요. 완벽하진 않지만, 분명히 인상 깊은 영화였습니다.